요즘 날이 눅눅해서 그런지 카페 가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찾게 되더라고요. 근데 오늘은 한 모금 마시다가 문득 생각났어요. “결혼식 음료 서비스… 그거 대충 해도 되나? 아니면 빡세게 준비해야 하나?” 저도 처음엔 ‘물·탄산 좀 두면 끝 아닌가’ 싶었는데요, 막상 준비하다 보니 얼음, 전기, 디스펜서, 동선, 위생 스티커까지… 목록이 끝도 없더라구요. 그래도 한 번 틀을 잡아놓으면 다음은 진짜 쉽습니다. 제가 삽질(?)하며 배운 거, 경험담 섞어서 풀어볼게요. 약간 허술한데 이런 게 또 사람 사는 얘기 같잖아요 해요

1. 예식장 정책부터 확인해요

  • 반입/코르키지
    • 외부 음료 반입 가능한지, 코르키지(병 반입비) 있는지부터 물어봐요. 이거 몰라서 두 번 비용 냈…어요.
  • 기본 제공 품목
    • 일부 예식장은 물·탄산 1종은 기본 제공해요. “추가 라인업만” 넣을 수 있는지 체크해요.
  • 냉장/전기
    • 냉장고 사용 가능 여부, 콘센트 위치, 최대 전력(W) 제한 알아두면 디스펜서 선택이 쉬워요.
  • 정산 방식
    • 개수 정산 vs 무제한 패키지, 잔량 환불 여부 확인해요. 계약서에 숫자 박아두면 나중에 말 깔끔해요.
  • 혹시 질문: 시간 초과하면 추가요금 얼마? 마감 시간 지나면 회수는 누가? 이런 디테일, 지금 물어보면 편하대요.

2. 메뉴 구성은 ‘계절 + 시간대 + 손님층’으로 정해요

  • 기본 라인업
    • 생수, 탄산(제로 포함), 과일주스 1~2, 아이스티 or 레몬에이드 하나 해요.
  • 계절·시간대
    • 여름 낮: 탄산·레모네이드·아이스티 비중 ↑ / 겨울 저녁: 따뜻한 차(유자·생강) 1통 준비하면 칭찬받아요.
  • 손님층·취향
    • 어른 손님 많으면 카페인 낮은 음료도 넣어요. 아이들 생각해서 과일주스 당도는 하프슈가 버전도 표시해요.
  • 시음·결정
    • 저희는 주말에 마트·카페 두 군데서 시음하고 최종 4종으로 줄였어요. 메뉴는 “많아 보이게, 그러나 관리 가능한 만큼”이 포인트예요.
  • 미니 팁
    • 라벨에 “무카페인/저당/알레르기 주의(오렌지)” 같은 표기 붙이면 문의가 확 줄어요. 글씨는 큼직—하게요.

3. 수량 계산과 예산은 ‘1인 1.2~1.5컵’부터 시작해요

  • 기본 공식(잡지만 진짜 써먹어요)
    • 예상 하객 수 × 1.2컵(겨울·저녁) ~ 1.5컵(여름·낮) = 총 컵 수
    • 예: 250명 × 1.4 ≈ 350컵 → 500ml 페트 175병 or 8L 디스펜서 44통 수준(대충 감 잡는 용)
  • 구성 비율(예시)
    • 물 35%, 탄산 30%(제로 10% 포함), 주스 25%, 아이스티/기타 10%
  • 얼음/컵 계산
    • 얼음: 컵당 120~150g 잡아요. 350컵이면 얼음 45~50kg 정도. 얼음은 늘 모자라요… 여분 20% 더요.
    • 컵: 12~16온스 투명컵 + 종이컵 혼합. 뚜껑·빨대는 “선택”으로 두면 낭비 줄어요.
  • 예산 팁
    • 병음료 vs 대용량 원액+정수: 인력 여유 있으면 디스펜서가 단가↓, 없으면 병음료가 리스크↓ 해요.
  • 질문 하나: 우리 예식 시간대가 ‘회전 빠른 뷔페형’인가요? 그럼 1인당 소비가 늘어요. 체크해요?

4. 동선·장비·인력은 작은 체크리스트로

  • 배치
    • 입구 1, 연회장 1(또는 포토존 옆)에 분산 배치. 한 줄로 몰리면 답답해요.
  • 장비
    • 디스펜서(812L) 23개, 아이스박스 2~3개, 집게, 스쿱, 물받이 트레이, 행주, 쓰레기통(일반/플라 구분) 준비해요.
  • 전기·물
    • 얼음 보충 동선 + 정수기 위치. 외부 전기 쓰면 멀티탭은 접지형으로. 과열? 은근 자주 나요.
  • 표지판
    • “제로콜라/저당 아이스티/무카페인” 큰 표지 3장만 있어도 질문 70% 감소(체감). 진짜 편해요.
  • 인력
    • 최소 2명(리필 1, 청결·정리 1). 피크 타임엔 3명까지. 셀프라고 내버려두면 순식간에 전장터 돼요… 제가 해봄.

5. 위생·안전·알레르기 표기, 작은 정성이 커요

  • 위생 루틴
    • 장갑·집게 교체 타이밍(30~40분), 얼음은 전용 스쿱만, 컵은 개봉 즉시 덮개 뒤집어 덮어두기 해요.
  • 유통·보관
    • 주스는 상온 오래 두지 말고 2~3시간 단위 리필. 남으면 ‘폐기’ 원칙. 애매하면 버려야 맘이 편해요.
  • 알레르기·가이드
    • 오렌지·망고 표기, 임산부용 무카페인/저당 옵션 따로 표기. “아이용은 얼음 적게” 문구도 인기였어요.
  • 사고 방지
    • 물 뚝뚝 떨어지는 존엔 논슬립 매트. 빨대·뚜껑 바닥에 굴러다니는 거 그대로 찍혀요. 사진 생각하면 정리 필수예요.

6. 당일 운영표(타임라인) 만들면 반은 끝났다고 봐요

  • T-2일
    • 얼음·음료 최종 발주, 디스펜서·표지·행주 세트 체크. 에코백 하나에 ‘음료백’ 구성해두면 편해요.
  • T-3시간
    • 자리 배치, 전기 확인, 얼음 1차 보충, 표지판 설치. 담당 역할 브리핑(리필/정리/안내) 5분이면 끝.
  • 피크 타임(입장 전 30분~식 후 30분)
    • 10분 간격 리필 체크, 쓰레기통 교체 타이밍 두 번 잡기. 탄산은 김 빠지지 않게 소분 리필해요.
  • 마감
    • 잔량 파악→ 반납/폐기→ 정산. 다음 팀 배려해서 바닥 물기 꼭 닦아줘요. 이건 매너이자 우리 사진에도 좋아요.
  • 체크 질문
    • “손님들이 제일 많이 찾는 게 뭐였죠?” 실시간으로 비율 조정하면 낭비가 줄어요. 숫자는 현장에서 답해요.

음료 서비스는 “보여지는 4종, 뒤에서 받쳐주는 10가지” 싸움이에요. 예식장 정책→ 메뉴 라인업→ 수량·예산→ 동선·장비→ 위생→ 타임라인, 이 순서로만 체크리스트 돌리면 실수할 구석이 확 줄어요. 처음엔 막막하지만 한 번 해보면 “아, 이 정도면 됐다” 감이 와요. 얼음은 넉넉히, 표지는 크게, 인력은 피크에 몰아주기—이 세 가지만 기억해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구요. 오늘 글, 좀 허술했지만(?)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포인트는 꽉 눌러 담았어요. 이제 “음료, 우리 괜찮게 준비한 거 맞죠?” 하고 스스로 되물어 보세요. 네, 충분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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