결혼식장 가면 이상하게 배가 고파요. 아침부터 설레고 분주해서 제대로 못 먹고 나왔다가, 식장 버프에 눈이 돌아가죠. 특히 뷔페 줄에 서면 “이건 사진 찍고 먹어야지” 했다가 한 숟갈만 딱… 이라며 접시가 산처럼 쌓여요. 그런데 저도 한 번, 사진 들어가기 직전에 국물 있는 김치찜을 괜히 ‘한 입만’ 했다가 흰 셔츠에 점 하나 찍고 식은땀 흘렸거든요. 그날 배운 교훈이 있어요. 결혼식장에서 피하면 편한 음식이 분명 있더라구요. 오늘 그 얘길 해보려구요. 중간중간 “이거 지금 먹어도 되나?” 한 번씩 스스로 물어보면 더 좋아요
1. 하얀 옷을 울리는 ‘묻고 튀고 번지는’ 음식
- 사진 전에는 국물·기름·진한 색 소스를 피하는 게 안전해요. 짜장, 토마토 파스타, 카레, 김치·찌개류는 한 방울로도 흔적이 커요
- 소스는 따로 담아 찍어 먹기로 바꾸면 사고가 줄어요. 젓가락으로 콕 해서 작은 조각만 시도해요
- 한 입 크기로 잘라 먹으면 떨어뜨릴 확률이 확 줄어요. 큰 고기나 튀김은 가위나 집게 도움 받으면 좋아요
- 신랑·신부·양가 가족은 리허설~입장 전엔 무색·무취·마른 음식 위주로 드세요. 식빵 한 조각, 바나나 반 개, 견과류 몇 알이면 든든해요
- 혹시 “괜찮겟죠?” 싶으면 안 괜찮아요. 포토 끝나고 먹어도 늦지 않아요
2. 냄새가 오래 남는 음식과 향신료
- 마늘, 양파, 생선, 향 강한 장아찌는 구강에 냄새가 오래 남아요. 인사 동선이 길면 본인도 민망해요
- 커피·술도 입 냄새를 남겨요. 특히 공복 에스프레소는 속도 울려요
- 먹었다면 양치 대용 가글, 무설탕 민트를 준비해요. 신부 대기실 파우치에 하나 넣어두면 든든해요
- 주최 측은 뷔페에 ‘강한 향’ 코너를 구역 분리해요. 동선상 인사대 근처에는 담백한 메뉴를 두는 게 좋아요
- “지금 마셔도 되나?” 싶을 때는 물 한 컵 먼저 마시고 5분만 생각해봐요
3. 알레르기·식중독 리스크가 있는 메뉴
- 견과류, 갑각류(새우·게), 유제품, 달걀은 대표 알레르기 유발 식품이에요. 표기와 대체 메뉴가 필요해요
- **생식(회, 굴, 레어 고기)**는 계절·보관 상태에 예민해요. 여름 점심 피크타임에는 특히 조심해요
- 하객은 본인 알레르기가 있다면 식전 안내를 살짝 해두면 좋아요. “저는 갑각류 알레르기 있어요” 한마디면 모두 편해요
- 주최 측은 메뉴 카드에 알레르기 표기를 해요. 최소한 ‘Nuts, Dairy, Shellfish’ 정도는 눈에 띄게 표시해요
- 임산부·아이 동반 하객을 위한 담백·저염 옵션을 한 줄 마련하면 센스 있어요
4. 먹기 불편한 메뉴(뼈·껍질·씨·실이 많은 것)
- 큰 생선 뼈, 통갈비, 대하 껍질, 집게 필요한 게 요리는 예복에 리스크가 커요. 손도 지저분해져요
- 씨 잔뜩 과일, 시금치·미역 실은 이 사이에 잘 껴요. 사진 찍을 때 은근 신경 쓰여요
- 하객은 포토 전엔 껍질·뼈 바르는 수고가 큰 메뉴를 잠시 미뤄요. 포토 끝, 마음 놓고 천천히 즐겨요
- 연회장은 칼·가위·집게를 충분히 비치하고, 뼈 많은 생선은 필렛 형태로 대체하면 불편함이 줄어요
- “한 입에 쏙 들어갈까?” 하고 접시 위에서 미리 사이즈 체크해요. 애매하면 반만 잘라요
5. 과하게 맵고 자극적인 음식·음료
- 매운 떡볶이, 마라, 와사비 잔뜩, 초강탄산은 바로 얼굴색과 땀, 위를 자극해요. 화장도 무너져요
- 붉은색 양념은 입술·치아 착색이 있어요. 포토 직전엔 투명·연한 색 위주가 안전해요
- 탄산·맥주는 복부 팽만을 유발해요. 드레스·턱시도 라인이 갑자기 꽉 낄 수 있어요
- 매운 게 당기면 국물·기름 적은 단계로 타협해요. 국물은 두 숟갈에서 멈추는 게 좋아요
- “지금 불닭 한입만?”은 행사 끝나고 하세요. 그때 먹는 게 훨씬 맛있어요
6. 타이밍을 망치는 식습관(특히 신랑·신부)
- 식 전 과식은 동선·화장실·의상 컨디션에 바로 영향이 와요. 소량 다회로 분산해요
- 카페인 과다는 떨림·속쓰림이 와요. 물→허브티→라떼 순으로 순한 것부터 마셔요
- 술은 리셉션 이후가 좋아요. 건배주 한 모금은 괜찮지만, 빈속 폭음은 표정이 먼저 말해요
- 신부는 드레스 착용 후엔 짠 음식·자극적 음식을 잠깐 멀리해요. 붓기·갈증이 생겨요
- 체크리스트로 물병, 빨대, 티슈, 얼룩 지우개 스틱, 민트, 진통제 한 알을 챙겨요. 이건 진짜 살짝요, 생명줄이에요
결혼식에서 ‘피해야 할 음식’이 절대 금기가 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. 타이밍·양·상황만 잘 잡으면 다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. 사진·인사·포토 라인업 전에는 묻고 튀고 냄새나는 것만 잠깐 참아주고, 본행사 끝난 뒤에는 마음껏 즐겨요. “이거 지금 먹어도 되나?” 한 번만 자문해보면 사고가 거의 없어지더라구요. 오늘은 이 정도로 정리할게요. 여러분 결혼식, 배도 마음도 편하게 챙기고 오세요.